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출범 16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하면서, 전직 대통령의 수사기관 공개 출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검찰 청사에서 대면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단순한 법적 절차를 넘어, 피의자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그리고 수사기관의 공정성이라는 복합적인 쟁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사회 전반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출석 방식에서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고, 결국 윤 전 대통령의 공개적인 모습을 통해 이번 조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본 글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번 특검 조사 출석 과정부터 핵심 혐의, 양측의 입장,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까지 상세히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첫 대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검 출석
공개 출석, 그 배경과 과정
윤석열 전 대통령은 28일 오전 9시 55분경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하며 내란특검의 소환 조사에 응했습니다. 검은색 SUV 차량을 타고 서울고검 중앙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윤 전 대통령은 남색 양복 차림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단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차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송진호, 채명성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건물 안으로 향했습니다. 김홍일 변호사 역시 차량에서 먼저 내려 동행했습니다. 고검 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운집하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조은석 특검을 8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만났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에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 등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시선조차 돌리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가 차량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초 남짓이었습니다.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이었으나, 수사팀과의 신경전에서 밀렸다는 부담감을 감추려는 듯 속전속결로 공개 출석을 마쳤습니다.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사기관 소환 통보에 따른 공개 출석은 그에게 있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압송됐을 당시엔 포토라인을 피해 뒷문으로 출석한 바 있습니다.

특검의 강경한 입장과 윤석열 측의 수용
당초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인권 보호를 강조하며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특검팀은 특혜를 허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죄는 국가적 법익에 관한 죄다. 피해자가 국민이다. 피해자의 권리 중 수사의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포함돼 있다”고 밝히며 공개 출석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검은 과거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모두 조사받는 건물 정문으로 출석했으며, 과거 윤 전 대통령 본인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 지휘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운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검이 공개 출석하지 않을 경우 출석 불응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가자, 윤 전 대통령 측은 결국 체포영장 재청구를 피하고 공개 출석을 받아들였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출석 전부터 서울고검 지하주차장 출입구 쪽에 차단기를 내리고 ‘만차’ 입간판을 세워두는 등 철저하게 통제했으며, 실제 주차장 안에는 빈 주차공간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로써 출석 방식에 대한 양측의 기싸움에서 특검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뜨거운 논쟁: 출석 방식과 인권 문제
변호인단의 강력한 비판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팀이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변호인단은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피의자에게 출석을 통보하거나 출석 장면을 공개하여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특검이 “문재인 정부가 폐지한 포토라인과 유사한 공개 소환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또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는 출석 요구를 할 때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도록 하고, 피의자가 출석 일시의 연기를 요청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출석 일시를 조정할 것을 협의해야 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특검이 이 규정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이미 유죄가 확정된 듯 전 국민이 피해자이므로 피의자의 인권은 후순위여도 문제없다는 특검의 발언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검이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국민이 알고자 하는 것은 진실일 뿐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기 위한 사진 한 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특검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 역시 “법령을 위반하고 사실과 법리를 왜곡해 피의자의 인권과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인단은 “절차적 다툼으로 진실을 밝히는 것에 장애가 생겨서는 안 되기에 금일 조사에 응할 것”이라며 “허위와 왜곡으로 가득 찬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분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검의 반론과 국민의 알 권리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비판에 대해 특검팀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론을 펼쳤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가 국가적 법익에 관한 중대한 사안이며, 이로 인해 국민이 피해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알 권리에는 수사의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는 피의자 인권 보호와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수사기관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검은 공개 출석 방침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혜를 배제하고, 과거 다른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웠던 선례를 역으로 적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검은 이러한 입장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도 수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주요 조사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팀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 14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특검은 그에게 제기된 다양한 혐의들을 면밀히 추궁할 예정입니다. 이번 조사는 과거 검찰이 다루지 않았거나 제한적으로만 포함했던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향후 수사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하여 물리적으로 저지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경호처는 200여 명의 경호 인력과 차량을 동원하여 한남동 관저 진입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이어 2차 체포 시도 전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쏠 수는 없느냐"고 발언했다는 의혹 또한 중요한 조사 대상입니다.

군 지휘부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의혹
또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 대통령경호처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 지휘부의 비화폰(암호 통화가 가능한 특수 전화) 통화내역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교사)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는 계엄 선포와 관련된 군 내부의 논의 및 지시 체계를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관련 논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에 따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계엄에 관한 사항을 논의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외환 혐의 및 수사 확대 가능성
이 외에도 지난해 10월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 혐의 역시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내란 혐의와 더불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으로, 향후 수사의 방향과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수통'들의 대결: 조은석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
검찰 시절 두 인물의 특징
이번 조사는 '특수통' 검사 출신인 조은석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마주한 자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조은석 특검은 김대중 정부 시절 신동아그룹 수사 주임검사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최순영 회장 횡령·외화밀반출 혐의를 수사해 구속기소 하는 등 정교하고 끈질긴 수사 방식을 보였습니다. 김대중 정부 '옷 로비' 사건, 나라종금 로비 의혹,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두루 수사했으며, 특히 나라종금 로비 의혹 수사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을 구속기소 하는 등 정부 여권을 향해서도 거침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입니다.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윤 전 대통령은 중수부 내 동료 검사들의 추천으로 중수부에 합류하여 대검 중수 2과장에 이어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쳤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팀장을 맡아 핵심 수사를 이끌었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 고검 검사(부장검사급)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영전한 뒤 다시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는 등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수사 방식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두 인물 모두 검찰 내에서 강력한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사 진행 상황 및 변호인단의 전략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조은석 특검이 직접 조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만큼 조사 방식과 범위, 신문 내용 등을 면밀하게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혐의를 다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단은 김홍일 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이었던 채명성 변호사(36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송진호 변호사(40기) 등 특수·강력 수사 경험이 풍부한 변호인단으로 구성되어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는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현장 분위기와 지지자들의 반응
서울고검 앞 긴장감과 연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검 출석이 이루어진 서울고검 인근은 이른 아침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고검 청사 앞에는 100여 명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빨간 모자를 쓴 채 태극기를 손에 쥐고 흔들었으며, 일부는 ‘Only Yoon’(오직 윤)이라고 쓰인 손수건을 들고 펼쳐 보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윤 어게인”을 연호하며 그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고검이 출입문을 허용된 인원 외에는 통제한 탓에 지지자들은 정문 인근에 몰려 들었으며, 윤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고검 안으로 들어가자 긴장감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를 가로막던 폴리스라인은 해제되었고, 경찰관도 10여 명만 남아 자리를 지켰습니다.
고검 입구에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부분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신자유연대 집회로 이동하여 합류했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해당 집회에 약 300명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습니다. 이들은 고검 건물 안에서 들릴 정도로 마이크에 대고 큰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며 특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고검 일대에서는 일부 파란색 모자나 파란 스카프를 두른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와 빨간 모자를 쓴 윤 전 대통령 지지자 간 시비가 붙기도 했으나,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이 모여 “불법 특검”, “정치적 특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인 윤 모 씨(43·남)는 특검에 대한 욕설을 내뱉으며 “형사 재판을 이미 하고 있는데 불법적 과정을 통해 국회에서 정치적 특검, 망신 주기용 특검을 하고 있다. 상식과 헌정이 무너졌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무리: 진실 규명의 출발점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 향후 전망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검 조사는 단순히 한 인물에 대한 수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원칙을 시험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평가됩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 출석에 대해 “윤석열이 법꾸라지처럼 온갖 꼼수를 부리다 오늘 마침내 특검 조사에 출석했다”고 논평하며, 윤 전 대통령이 과거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라고 말했음에도 김건희 여사와 가족을 감싸기 위해 특검 도입을 막아서고 권력을 동원해 진실을 가로막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백 대변인은 “오늘의 특검 출석은 진실 규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조사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번 조사가 어떠한 결론에 도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조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 집행의 공정성, 국민의 알 권리 보장, 그리고 수사 절차의 투명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특검팀은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가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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